31일 코레일에 따르면 2004년 KTX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을 당시 프랑스 테제베(TGV) 제조사인 알스톰의 기술을 이전받아 제작한 고속열차가 국내 레일을 달렸다. 20량 1편성의 동력 집중식 열차로 최고 영업속도는 시속 305㎞다. 최고 시속 330㎞까지 가능하도록 설계됐지만, 국내 노선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시속 305㎞가 최대치라는 얘기다.
2008년 11월 한국형 고속도로 ‘KTX-산천’이 탄생했다.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·제작한 동력 집중식 열차다. 한국은 세계 네 번째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이 됐다. 10량 1편성에 최고 영업속도 시속 305㎞의 차량이다. 재질이 알루미늄이라 중량이 대폭 줄었다. KTX-산천은 역 간 거리가 짧고 주요 거점 역에서 선로가 나뉘는 국내 열차 환경을 감안해 복합 운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. 복합 운행이란 두 개 이상 열차를 붙여 하나의 차량처럼 운행하는 방식을 뜻한다. 서울역에서 함께 출발한 두 개 편성의 열차가 동대구역에서 한 편성은 포항역으로, 다른 편성은 진주역으로 갈라져 운행할 수 있게 된 건 KTX-산천이 복합 방식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.
철도 차량은 동력원 위치에 따라 ‘동력 집중식’과 ‘동력 분산식’으로 구분할 수 있다. 동력 집중식은 동력기관이 차량의 앞뒤에 모여 있다. 가운데 있는 각 열차 칸에는 동력장치가 따로 없다. 반면 동력 분산식은 차량마다 동력원이 배치돼 있다. 동력 집중식은 운전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. 동력 분산식은 가감속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특징이다.
2021년 100% 국내 기술로 제작한 국내 최초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인 ‘KTX-이음’이 모습을 드러냈다. 역 간 거리가 좁아 주행과 정차가 반복되고, 터널과 교량이 많은 국내 지형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다.
올해 상반기 KTX-이음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의 차세대 고속열차가 첫선을 보인다. KTX-이음보다 가감속 성능을 개선한 동력 분산식 열차다. 8량 1편성 구조로 객실 좌석은 515석이다. KTX-이음(381석)보다 수송 능력이 35% 개선된다. 2편성을 이어 연결할 수 있고, 이 경우 총 좌석은 1030석이 된다. 무엇보다 최고 영업속도가 시속 320㎞에 달한다. 기존 KTX와 KTX-산천보다 빠르다.
이인혁 기자 twopeople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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